“옥자” 봉준호 감독이 바라본 공장식 축산업

2017년에 넷플릭스에서 처음 선보인 ‘옥자’는 현대 축산업 관행에 대한 강력한 비판의 역할을 하는 동시에 동물을 단순한 상품으로 여기는 우리의 인식에 도전합니다. ALF(동물해방전선)이라는 동물권 운동 단체와 유전자조작을 통해 슈퍼돼지를 생산하는 미란다 사의 갈등, 그리고  친구 ‘옥자’를 구하려는 ‘미자’가 나오는 이 영화는 식품 산업과 동물과의 관계에 대한 불편한 진실을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현대 축산업에 대한 비판

옥자는 현대 축산업을 괴롭히는 수많은 문제를 핵심적으로 조명합니다. 영화는 틸다 스윈튼이 훌륭하게 연기한 루시 미란도라는 캐릭터를 통해 축산업계의 탐욕과 기만을 풍자합니다. 오직 이윤만을 추구하는 미란도의 회사는 생산량을 극대화하기 위해 유전자 변형, 동물 학대 등 비윤리적인 관행에 의존합니다. 이 묘사는 동물을 단순한 물건으로 취급하고 효율성과 이윤이라는 이름으로 비인간적인 조건을 강요하는 산업 농업의 실제 사례를 반영합니다.  슈퍼 돼지인 ‘옥자’는 극 중 교배를 목적으로 강간을 당합니다. 꽤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적나라한 강간 장면은 역겨움을 유발합니다.  극 중에서 뿐만 아니라 실제로도 우리가 먹는 동물들은 ‘인공 수정’이라는 미명하에 강간을 당합니다. 그렇게 거대한 규모의 축산업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옥자 VS 그냥 돼지

‘옥자’의 가장 눈에 띄는 측면 중 하나는 동물을 대하는 데 내재된 위선과 모순을 묘사한다는 것입니다. 영화는 반려동물과 인간이 먹기 위해 소비되는 동물 사이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어 관객들에게 우리가 그들 사이에 만들어 놓은 자의적인 구별을 재고하게 됩니다. 미자라는 어린 소녀가 키우는 유전자 조작 슈퍼돼지 옥자는 순수함과 동료애의 상징이 됩니다. 미자는 옥자와 둘도 없는 친구이지만, 고기를 먹는데 전혀 죄책감을 느끼지 않고 맛있게 먹습니다. 그러나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우리는 옥자가 사실 도살을 위해 사육되는 수많은 동물들과 다르지 않다는 불편한 현실과 마주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병치는 우리가 다른 동물의 고통을 냉담하게 무시하면서 왜 일부 동물에게 연민과 공감을 확장하는지 의문을 갖게 합니다.

봉준호의 생각, 그리고 채식주의

 

봉준호 감독은 인터뷰에서 공감과 이해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관객들에게 식단 선택이 윤리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봉준호는 옥자를 우리 자신의 윤리적 모순을 반영하는 거울로 제시함으로써 우리가 동물 착취에 공모했다는 불편한 진실을 직시하도록 이끕니다. 궁극적으로 옥자는 모든 생명체의 상호 연결성을 가슴 아프게 상기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봉 감독은 이 영화를 준비하면서  공장식 축산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현장을 직접 취재했었고, 그 후 생리적 거부감으로 인해 고기를 먹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톨스토이는 “도살장이 유리로 돼 있었다면 모든 사람들은 채식주의자가 됐을 것이다.”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진실을 안다고 모두가 채식주의자가 되지는 않더라도,  진실을 알고 사람들에게 채식주의자가 될지 선택하라고 한다면 분명 채식주의자의 수는 많아질 것 같습니다. 인간은 인간 외의 종을 차별을 하고, 동물을 키우는 인간은 같은 동물이라도 애정도에 따라 차별하고 있습니다.  피터 싱어의 ‘동물 해방’까지는 바라지 않더라도,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키우고, 어떻게 먹고 있는지 그 무게를 느끼며 윤리적으로 소비한다면, 분명 육식은 줄어들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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